필수 BGM | 반복 재생을 권장합니다 32 입가에 흐른 침을 닦으며 김남준의 팔에서 떨궈질 즈음부터 목이 타기 시작했다. 입안에 가뭄이 들었는지 바싹바싹 마르는 게 한시라도 빨리 목구멍을 축일 물이 절실했다. 비몽사몽간에 몽롱하던 의식은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심화된 갈증 덕에 되려 맑아진 상태였다. 현관문을 열 때까지만 해도 물 이외의 것은 생각할 겨를...
필수 BGM | Hisaishi Joe - Summer 29 제 이름은 차영호입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뒷골목이나 전전하는 깡패 새끼 소리를 듣던 저지만, 이제는 달라요. 정장에 넥타이까지 갖추고서 번듯한 직장에 출근하는 어엿한 사회인이랍니다. 물론, 아주 어릴 적부터 돈만 된다면 몸 쓰는 막일에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든 탓에 성인 못지않게 우람한 ...
26a / 토 요 일 26b / 일 요 일
BGM | Nocturnes, Op. 9: No.1 in B-Flat Minor 24 자정에 가까워지는 시간임에도 고풍스럽게 꾸며진 커다란 서재는 대낮처럼 밝았다. 방의 정중앙을 차지하는 화려한 로즈 우드 원목 테이블. 높이가 다른 두 개의 서류 더미가 정갈하게 탑을 이루고 있는 먼지 한톨 없이 말끔한 테이블 너머에는 분홍빛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우아...
프롤로그 때는 바야흐로 2018년의 어느 날, 아이돌 뮤비 촬영이 한창이던 스튜디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복 착장으로 풀 세팅을 마친 남준이는 진 형과 동생들이 노닥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대기실 소파에 앉아있었음. 감독님이 한복 단체 컷 따기 전에 개인 컷부터 찍겠다고 했거든. 내 차례가 오려면 아직 한참 멀었겠구나 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남준이는 얼마 지...
19 한 해의 막바지, 스물아홉으로서의 마지막 겨울을 나는 김남준의 아침은 언제나처럼 경쾌한 알람 소리와 함께 시작된다. 세 번째 알람이 울리기 전에 침대에서 내려온 그는 가장 먼저 시간을 확인한다. 출근 시간까지 두 시간 반. 아침 운동을 풀세트로 끝내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기다란 팔을 하늘로 쭉 뻗어 시원하게 기지개를 켜고서 옷장에 걸려...
17 — 연결이 되지 않아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되오며 삐 소리 후 통화료가··· 그래. 이런 식으로 날 바람맞히겠다 이거지. 연결음이 세 번도 채 울리기 전에 들려오는 안내음을 봤을 때, 내게 할 말이 있다던 개새는 현재 전화를 받을 생각조차 없는 듯했다. 한창 조교실에 있을 시간이라는 것도, 조교실에서 전화를 수월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으나 최...
14 “처음 뵙겠습니다. Rêve의 총괄 셰프 박지민입니다.” 처음 뵙기는 개뿔이. 체형에 딱 맞는 블랙 수트 차림의 박지민이 천천히 내 앞으로 다가와 악수를 건네는 바로 그 순간에도 집 나간 현실감은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 인간이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지···? 지금 파리에서 한창 꿀잠 자고 있을 시간인데···. 아니, 이게 아니지. 늘상 보던 ...
10 장장 열한 시간의 비행 동안 애꿎은 머리카락만 쥐어뜯었다. 잠시도 몸을 가만둘 수가 없었다. 오여주의 첫 연애, 첫 뽀뽀, 첫 키스, 첫 경험의 상대는, 아니, 이제껏 내가 겪었던 모든 애정 어린 행위들의 상대는 단 한 명뿐이었기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내 안에 혼란스러움을 야기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몇 번을 곱씹어 봐도···. ‘원래 그런 건가?...
필수 BGM | Bistro Fada (in Midnight in Paris) 6 나 오여주.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방문한 프랑스 파리에서 난데없는 봉변을 당하고 말았다.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첫날부터 소매치기를 당해 빈털터리 신세가 되었고 (ft. 사기 가방), 금박으로 번쩍번쩍한 고오급 스포츠카를 자전거로 시원하게 긁어버린 데다가, 수리비를 곧바로 보상...
추천 BGM | 생상스 - 백조 3 “한 달 동안 나를 위해서 살아.” “··· 싫은데요?” 씩 웃어오는 반반한 상판대기에 대고 경직된 얼굴로 답을 뱉어내자, 남자는 ‘네가 감히?’ 급의 표정을 지으며 미간에 굵은 주름을 잡았다.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라서요. 그냥 나눠서 부쳐드리는 게 좋겠네요. 아, 폰 충전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띵-동- 띵-동- “여주야, 누군지 좀 봐! 엄마 지금 못 나가!” 아이참, 지금 중요한 장면인데. 엄마는 항상 귀신같이 이런 중요한 순간에 나한테 임무를 준다니깐. 빛의 속도로 리모컨을 들어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르는데 고새를 못 참고 다시 들려오는 벨 소리. 띵-동- “나가요 나가!” 소파 팔걸이 위에 올라서서 현관 카메라를 보니 아무것도··· 아니, 잠...
별 헤는 밤 복사나무 꽃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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